어느 맑은 달콤한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스승과 제자가
대구의 어느길을 가고 있었다.
그러다 길가에 얌체 주차하는 놈을 보았다.
그걸 본 스승은 제자를 시켜
‘저 놈’을 잡아오게 하였다.
그리곤 인간의 윤리를 들어 엄청나게
꾸짖는 것이었다.
그러자, 사내는 머리를 두 손으로 싸매고 도망쳤다.
그리고 나서 한참을 가다보니,
이번에는 아예 길 한가운데다
주차하는 놈을 만났다.
그러자 스승은 제자들더러
“지금 길 한가운데 주차하는 놈을 피해서 가자”고
했다.
제자들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스승님, 어찌 길 가운데 주차하는 자는
피해갑니까?
저놈은 길가에 주차한 자 보다
더 나쁜 놈 아닙니까?”
스승은 이렇게 대답했다.
“저 자는 아예 일말의 양심도 없는 자이다.
길가에 주차한 자는 그래도 한가닥 양심이라도
있으니 가르치면 되겠지만,
아예 길 한가운데서 주차하는 자는
그것조차도 없는 자이니,
어찌 가르칠 수 있겠는가?”
스승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를 증명이라도 해주려는듯
길막주차한 놈은 갑자기 입에 거품까지 물며
구사할 수 있는 어휘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듯이
연신 "가라고~!!"만 외쳐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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