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얘기 신물나서 보배 떠났다가 오랫만에 둘러봅니다. 요즘은 좀 바뀐거 같네요. 베스트에 이런것들이 올라오고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보배였는데..
예전으로 돌아가는거 같아 기분이 좋네요. 간만에 즐찾해두었습니다.
제 예전글 보시면 아시겠지만 와이프가 우크라이나인이고 전쟁 관련해서 저희 가족에게 있었던일 간단히 적고 가겠습니다.
장인어른이 올해 52인데 작년10월쯤에 징집 되었습니다. 장모님이랑 와이프랑 어떻게 빼낼 수 없을까 엄청 알아보더군요..
그리고 저에게 넌지시 2천만원 정도면 빼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리가 ..) 이렇게 돈 있는놈들은 다 해외로 튀거나 징집대상에서 제외됐겠지요..
사실 저도 돈은 있었지만 50대 나이면 전방은 아닐거고 후방 지원부대일거니 너무 걱정말라고 하고 넘겼습니다.. 사실 우크라이나에서 2천만원이면 집값 수준이였기에
저에게 보태달라고 하진 못했구요.. 그냥 넌지시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였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올해 3월에 장인어른이 부상을 당했다고 하네요.. 보통 전쟁중 부상이면 못해도 팔다리 하나 잘리는 수준일거라 엄청 긴장했는데 다행이도 휴유증이 남는 부상은 아니고 파편이 박혀서 수술후 완치 가능하다고 합니다.
한달은 병원에 계셨는데 그때 와이프랑 통화를 자주 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저에게 할말이 있다고 하셔서 화상통화를 10분정도 했는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였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었단걸 아시기때문에 이것저것 얘기하시는데.. 원래 무뚝뚝 하던분이였는데 너무 해맑은 표정으로 얘기 하시더군요. 20대 아들뻘인 1명과 참호에 숨어 있었는데(2인1조 로켓 임무였다고 합니다) 뭔가 엄청 큰 잠자리 날라가는 소리가 들렸고
뭔지 볼려고 고개 돌리는 순간에 터졌다고 합니다.. 20대 군인은 그자리서 즉사 했고 본인은 운이좋아 살았다며 전투 드론 본적 있냐? 요즘 전투는 우리가 알던 때와는 많이 다르더라면서 얘기하시는데... 신기하게도 그때 상황이 즐거웠듯이 얘기하셨습니다..
순간 2천만원 아까워 못빼드린게 너무 죄송스러워 "장인어른 원하시면 빼드릴 수 있다. 사실 그 돈은 나에게 큰돈이 아니다 제 걱정은 마시고 빼드리겠다"
하자 장인어른께서 "아니 난 돌아가야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어" 눈빛을 보니 진짜 돌아가고 싶어하셨습니다.. 전쟁을 겪어본 세대는 아니지만 아마 제가 군대 있을때 전쟁이 났다면 저도 똑같지 않았을까요..
죽음에는 점점 무덤덤해지고 애국심도 점점 생각이 안나고 옆에 있는 전우들을 도와야 한다.. 그럴거 같았습니다. 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지켜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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